전통주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호주 사람은 원래 술을 좋아해요(웃음). 사실 와인을 좋아했는데, 2007년 처음 한국에 와 보니 와인이 너무 비싼 거예요. 와인 대신 전통주를 마시다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쌀과 누룩, 물만 있으면 누구라도 만들 수 있지만 빚는 이의 마음가짐과 내공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낮은 온도에 오랫동안 숙성해 숙취가 없는 것도 우리술의 장점이죠.
17년 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줄 알았나요?
아니오(웃음).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친구가 살기 좋다기에 오게 됐는데, 원래 2년 정도 머무를 생각이었어요. 한국에서의 삶에 적응하고 나니 너무 편하고 좋더라고요. 영어를 가르치는 일도 적성에 잘 맞았고요. 그러던 중에 영어 강사로서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이 있었고 다음 단계를 고민하게 됐죠.
당시 친구들과 술 모임인 ‘막걸리 마마스 앤 파파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걸로 사업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3년 정도 외국인 친구들과 전통주를 마시고 맛을 리뷰하며 정보가 꽤 쌓였을 때였거든요. 외국인 대상의 전통주 교육이나 해외 전통주 양조장 컨설팅 등 더술컴퍼니가 하고 있는 일도 가르치는 것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가르치는 것과 술을 결합하니 재미있기만 하더라고요. 더술컴퍼니를 설립하고 벌써 13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처음엔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전통주를 배웠나요?
부끄럽게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것만 알고 한국에 왔어요(웃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통주 클래스가 있긴 했지만, 한국어를 배워야 전통주도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가양주연구소, 한국전통주연구소, 막걸리학교 등에서 모든 과정을 수료했어요.